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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위로의/영화·TV·OTT

'우아한 거짓말'이 하는 우아한 거짓말

by 느린위로 2014. 3. 24.




우아한 거짓말 (2014)

Elegant Lies 
8.1
감독
이한
출연
김희애, 고아성, 김유정, 김향기, 유아인
정보
드라마 | 한국 | 117 분 | 2014-03-13
글쓴이 평점  


'우아한 거짓말'이 하는 우아한 거짓말



분명 신선한 소재의 색다른 접근인 것은 맞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김희애, 고아성, 김유정, 김향기, 유아인, 성동일까지 다양한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단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슬픈 영화를 억지로 슬프게 만들지 않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중간 중간 어이없는 실소를 자아내는 요소들을 넣은 건 그저 혼란스럽다. 그러고보니 <우아한 거짓말>은 우아한 거짓말을 하고 있구나. 의미심장한 제목으로 호기심을 자아내지만 실상 영화는 제목만 못하니.


개인적으로 동일 감독이 연출한 <완득이>는 보지 못했지만, 거의 똑같은 방법으로 제작된 <우아한 거짓말>만 보고 판단하건데, 굳이 시간을 내어 보고 싶지는 않은 영화다. 


김려령 작가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각색된 <우아한 거짓말>의 소재는 '학교 폭력.' 그중에서도 '따돌림'에 바탕을 둔 '심리적 폭력'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심리적 폭력은 천지(김향기 역)의 자살로 이어지고, 엄마 현숙(김희애 역)과 언니 만지(고아성 역)는 천지의 극단적인 선택의 연유를 추적한다. 천지를 둘러싼 많은 이들의 각자 다른 시선을 최대한 담으려고 했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래서 오히려 산만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옆집 총각 추상박(유아인 역)의 개연성이 그렇고, 천지를 괴롭히는 주축 역할을 맡은 화연(김유정 역)에게 일말의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억지성이 그러하며, 현숙을 따라다니는 만호(성동일 역)의 파렴치함이 그러하다.


천지가 죽음을 결심함과 동시에 전달하고 싶었던 5개의 빨간 실뭉치 속 메세지들은 분명 모두 달랐다. 그리고 그 의도는 좋았다. 하지만 이를 온전한 하나의 그릇에 담아내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 아니었을까. 이래저래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