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Blind





- 감독
- 타마르 반 덴 도프
- 출연
- 할리나 레인, 요런 셀데슬라흐츠, 카텔리네 버벡, 얀 데클레르, 안네미케 바커르
- 정보
- 로맨스/멜로, 판타지 | 네덜란드, 벨기에, 불가리아 | 98 분 | -





늦은 밤 보는 잔잔한 영화 한 편.
한동안 버려두고 지내던 취미를 다시 찾았다.
왓챠라는 앱이 굉장히 좋다는 걸 최근에야 느끼고 있는데,
이유는 바로 내 취향에 맞는 영화를 알아서 추천해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게된 영화 블라인드 Blind (2007)는
늦은 밤, 내일 할 일은 내일로 제쳐두고 보기 좋은 영화다.
(이하 스포일러 주의)
우울한 사운드, 칙칙한 색감, 어두운 사람들.
겨울을 배경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음침하기 짝이 없다.
눈이 보이지 않아 마음의 문을 닫고 살던 소년 루벤과
그에게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읽어주는 마리.
이들의 사랑은 동화 속 카이와 게르다의 사랑처럼 피어난다.
하지만 마리는 루벤이 수술을 통해 시력을 되찾을 수 있게 되면
어린 시절 입은 상처로 얼굴이 흉터로 뒤덮인 자신을 보게 될 것이고,
그러면 그의 사랑조차 떠나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편지 한 장만을 남긴채 떠난다.
*
내 사랑 루벤.
이 편지를 읽을 쯤이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보고 있겠지.
허나 가장 아름다운 건 네 손끝으로 본 세상일거야.
내 사랑, 나를 기억해줘. 네 손끝, 네 귓가에 남은 나를.
너로 인해 난 놀라운 사랑을 봤어. 가장 순수한 사랑.
진실한 사랑은 보이지 않아. 영원함도 그렇고.
마리.
*
이에, 루벤은 마리가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다시 실명을 결심한다.
영상미도 그렇고, 영화 속 안데르센의 동화도 그렇고, 오랜만에 들은 더치어 특유의 억양도 그렇고.
모든 요소들이 마음에 들었던, 동화 같은 그러나 동화보다 아름다운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이를 영화화 한 감독의 마음이, 그리고 이들의 사랑이 눈물겹게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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