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의 기록98

넷플릭스에서 찾은 인생 영화 TOP5 넷플릭스에서 감동적이고 여운이 남는 인생 영화를 찾는 건 쉽지 않습니다. 추천 영화 리스트는 넘쳐나지만, 막상 눌러 보면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 때가 많죠.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던, 그리고 아직도 기억에 남는 다섯 편의 영화를 골라봤습니다. 모두 넷플릭스에서 현재 시청 가능한 작품들이고, 각각 다른 감정의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영화는 ‘대도시의 사랑법(2024)’입니다. 동명의 연작소설(박상영 작가)이 원작입니다. 소설 속 '재희' 편만 극화되었습니다.동일한 이름으로 에피소드 8개의 드라마 시리즈도 있지만 좀더 대중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김고은, 노상현 주연의 영화입니다.자유분방한 재희와 비밀을 감춘 흥수가 함께 20대를 보내며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는데.. 2025. 4. 13.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무기력함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우리에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당장 돈을 벌지 않더라도 굶어 죽지는 않을 정도의 경제적 여건을 갖춘 집안에서 태어났다. 덕분에 마음의 병이 나서 앓아누운 지난 몇 년간, 혼자 불안하긴 했어도 다른 누군가처럼 필사적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않아도 괜찮았다. 오히려 부모님에게 매달 약간의 용돈을 받으며, 일할 생각은 접어두고 몸이나 추스르라는 따뜻한 위로 속에 안일함에 젖어 들 정도였다. 실제로 '조증'보다 '울증'이 나를 덮쳤던 몇 개월간은, 그냥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평생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죽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기도 했다.그럴 때 나를 변화시킨 것은 아주 약간의 '움직임'들이었다. 무리해서 공부를 시작하거나, 무언가를 새롭게 도.. 2025. 4. 13.
무너져도 괜찮아 처음으로 병이 발병한 것은 2017년 6월, 무려 2년하고도 9개월 전이다. 먹어서는 안 되는 약을 자그마치 한 달이나 넘게 먹었고, 맞아서는 안 되는 주사를 여러 차례 맞았다. 그 즈음해서 술도 꽤 달고 살았다. 결정적으로 외할머니의 치매 판정이 내 정신세계를 무너뜨렸다. 그 결과, 조울증 - 더 나아가서는 조현병까지 - 진단을 받았다. 당시 하고 있던 모든 일을 멈추고 입원해야 한다는 전문의의 진단이 내려졌다. 나는 부정하고 싶었고, 조금만 지나면 나아질 거라고 믿었다.서울에서 병원에 다니기에는 혼자서는 제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부모님이 나를 돌봐줄 수 있는 고향으로 내려왔다. 나는 조금 울었고, 많이 아쉬웠다. 놓아두고 와야만 하는 것들에 미련이 남았고, 그 미련을 떨치는 데는 꽤 긴 시간이 .. 2025. 4. 13.
〈큔, 아름다운 곡선〉,〈너는 내 목소리를 닮았어〉를 읽고 오늘은 자이언트북스 출판사의 책 2권을 읽고 독서모임을 가졌다. 〈큔, 아름다운 곡선〉과 〈너는 내 목소리를 닮았어〉라는 소설이었는데, 무엇보다 자이언트북스 출판사가 아니었다면 쉽게 접할 수 없었을 신진 소설가들의 소설이라 좋았다. 사실 〈큔, 아름다운 곡선〉은 이번 자북클럽에 참여하기 전, 독서모임 도서 지원 이벤트에 당첨되어 미리 읽은 적이 있는 책이었다. 당시 독서모임 지인들 몇 명과 숙소를 빌려서 하루 종일 책만 보는 '북스테이' 이벤트를 하며 읽었는데, 오늘 모임에서는 그때와 다른 멤버들도 몇 추가되었다. 그리고 북스테이에서는 다 하지 못했던 소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제일 먼저 내가 던진 질문은, 과연 '인공지능 로봇(안드로이드)'과의 교감, 사랑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 라는 질.. 2023. 11. 18.
'라스트 레터', 첫 사랑이 남긴 마지막 편지 죽음 이후에 전해진 편지들 영화는 자살한 언니 미사키(히로세 스즈 분)의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한다. 장례식에서 언니의 고등학교 동창회 초대장을 받은 동생 유리(마츠 다카코 분)는 언니의 부고를 전하기 위해 동창회에 참석한다. 하지만 유리를 미사키로 착각한 동창들 때문에 언니가 죽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한 채 돌아오게 된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정류장, 유리는 어린 시절 짝사랑하던 언니의 동창생 오토사카 쿄시로(후쿠야마 마사하루 분)를 만나고, 얼떨결에 연락처도 교환한다. 쿄시로는 유리에게 자신의 소설책 이야기를 묻고, 아직까지도 (미사키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문자를 본 유리의 남편(안노 히데야키 분)은 유리의 핸드폰을 망가뜨리고, 연락할 방법이 없어진 유리는 쿄시로의 명함에 적힌 주소로 언니.. 2021. 3. 1.
우울의 정체 2 불쑥 찾아온 우울을 견딜 수 없어 그저 울기만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커져 버린 우울감은 나를 처절하게 무너뜨렸다. 자존감이나 자긍심 같은 말은 당시의 내겐 사어(死語)에 불과했다. 나는 그때 오로지 '시간'만을 내 편으로 둔 채 외로이 겨울을 났고, 꽤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상처는 아물었다. 상처가 아문 자리 뒤편에는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 못한 우울감이 늘 자리하고 있었다. 그 우울은 내게 안 좋은 일들이 생길 때마다 쓰나미처럼 몰아쳐 나를 덮치곤 했다. 할머니의 알츠하이머 진단 소식을 접한 뒤 나는 한참을 울었다. 누군가가 나의 존재를 완전히 잊을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슬펐다. 나는 몇 날 며칠을 술로 지새웠고, 결국 몸이 견디질 못해 병이 났다. .. 2020.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