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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위로의/영화·TV·OTT

'위대한 개츠비', 사랑이 슬퍼질 때 1974-2013

by 느린위로 2013. 6. 4.



1. 지극히 주관적인 평점:  9/10


2. 짚고 가기


모두 다 잘 아시겠지만 영화는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라는 책을 바탕으로 각색한 작품입니다.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이유도 있고,

워낙 본 소설이 명작으로 소문이 나서인 이유도 있고,

고전을 아름다운 영상미와 자신만의 해석을 담아 각색하기 유명한 루어만이 감독을 맡았기에

이런 저런 이유로 이 영화는 개봉 몇 달, 아니 심지어 개봉 되기 전 해부터 많은 관심을 모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작년, 영화의 첫 트레일러를 보았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화려한 영상미에 압도되어 무진장 기대를 했었죠.



2013년 판 <위대한 개츠비>는 칸 영화제의 개막작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동일 소설을 각색한 동일 제목의 영화 1974년 판 <위대한 개츠비>가 있습니다.


두 버전을 비교해 보자면 2013년 판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을 현재의 시각으로 풀어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삽입된 사운드 트랙 역시 비욘세, U2, 라나 델 레이와 같은 신세대 가수들의 목소리가 특징입니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빠른 비터의 음악이 울려 퍼질 때는 마치 지금 뉴욕에 가면 영화와 같은 모습이 아닐까, 착각하게 만듭니다.

화려한 파티 장면 역시 눈을 끄는데요. 3D를 노리고 만들었다는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반드시 필요했던걸까? 라는 질문에는 글쎄요,

개인적으로는 좀 더 개별 인물들의 감정 선의 디테일함을 살리는 데 치중했다면 작품의 의도가 더 살지 않았을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74년 판 <위대한 개츠비>는 바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조금 오래 된 영화니 시각적인 매력은 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클래식한 음악과 클로즈업의 활용으로 인물의 심리 묘사에 치중했다고 하니 2013년 판과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저, 호양도 실제로 아직 보진 않았지만 조만간 시간을 내어 볼 계획입니다.

그 전에 다른 분들이 이야기하는 두 버전의 차이점을 간단히 적어보려고 해요.


현대 영미문학의 대가라고 일컬어지는 <위대한 개츠비>는 두 남녀간의 개인적인 사랑 이야기를 넘어서서

당시의 사회상과 아메리칸 드림 등에 관해 풍부하게 묘사해 놓았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두 버전 모두 이러한 이야기를 담아내고는 있지만,

2013년 버전이 조금 더 개츠비와 데이지, 두 인물간의 사랑이야기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었다고 합니다.

또한, 힙합 일렉트로닉 음악을 삽입하여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반면, 1974년 버전은 시대와 개인을 아우르고 있으며, 최대한 1920년대를 재현하려고 한 작품입니다.


개인적인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테지만, 2013년 버전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영화를 보고 책을 본 경우인데, 책의 분위기를 망쳤다는 일부 사람들의 말에 조금은 공감이 되지 않았거든요.


책의 분위기가 좀 더 무겁고 우울했던 것은 맞지만, 영화 역시 원작에 정말 충실해서 만들었으며,

오히려 원작에 기술되어 있지 않은 대사나 서술 중 루어만 감독이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여 영화에 삽입한 부분이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마치 피츠제럴드가 정말로 이렇게 생각하고 넣은 부분인 것 같다, 라는 느낌.


예를 들면, 세계 곳곳에서 개츠비에게로 보내져 오는 와이셔츠와 같은 옷감들을 던지는 장면에서

데이지는 눈물을 터뜨리고 마는데, 이 부분은 그대로 책에 묘사가 되어있지만 그 이유는 명확히 기술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닉(토비 맥과이어 분)의 독백으로 처리가 되죠.

데이지는 5년 간의 심정을 어떻게 표현할 지 몰라 그저 '이렇게 아름다운 색깔의 와이셔츠는 처음 봐.'라는 말 한 마디만 했다고.


3. 영화 보기


그럼 간단히 영화를 볼게요.


내용적인 부분은 이미 책을 통해서 접하신 부분이 많이 있을테니 저는 인물 중심의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사실 2013년 판 <위대한 개츠비>는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와 바즈 루어만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7년만의 재회라는 점에서 각광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츠비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데이지 역을 맡은 캐리 멀리건 역시 눈부신 미모로 뭇 남성들로 하여금 아련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한 아우라를 풍겼는데요. 


이 두 명의 주연 이외에도 아래 포스터처럼 각각의 역할에 정말이지 잘 맞는 배우를 선정한게 아닐가 감탄하게 됩니다.



아, 다만 하나 아쉬웠던 점을 꼽으라면_

책에는 닉(토비 맥과이어 분)과 조던(엘리자베스 데비키) 사이의 러브 라인도 서술되어 있는 반면, 영화에서는 이에 대한 묘사가 없었던 점.



물론 그래서 좀 더 개츠비와 데이지의 러브 라인에 집중할 수 있었던 부분도 있지만,

닉과 조던 사이의 감정 선을 집어넣은 작가의 의도를 살릴 수 있었다면 더욱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쓸쓸하기 그지 없었죠.


그렇게 화려하던 개츠비, 그러나 그의 장례식에는 그 누구도 찾아와주지 않았고.

개츠비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데이지는 남편 톰과 함께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으니.

자신을 향한 엄청난 사랑이, 그리고 그에게도 그러한 사랑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개츠비가, 데이지는 아마 부담스러웠던 걸까요?


그녀의 마음을 담은 것 같은, 영화에 삽입된 라나 델 레이의 <Young and Beautiful>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