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12년 (2014)

12 Years a Slave 
8.1
감독
스티브 맥퀸
출연
치에텔 에지오포, 마이클 패스벤더, 베네딕트 컴버배치, 브래드 피트, 루피타 니용고
정보
드라마 | 미국 | 134 분 | 201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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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이 들려주는 '노예'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야기


영화 <노예 12년 12 Years a Slave>는 주인공 솔로몬 노섭이 쓴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라고 한다. 소설이 쓰여진 것이 1853년이니, 150년이 훌쩍 넘은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전해지는 감동은 전혀 낡지 않았다.


<노예 12년>은 영화 <헝거 Hunger<셰임 Shame>으로 이름을 알린 감독 스티브 맥퀸의 세번째 작품으로, 자유인이었던 솔로먼 노섭이 미국 남쪽으로 납치되어 12년간 노예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당시 미국에서는 법적으로 노예제도가 금지되었음에도, 북부의 흑인들을 납치하여 남부로 인신매매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났다고 한다. 그 희생양이 된 것이 솔로먼 노섭이었던 셈. 그는 하루 아침에 자유인 '솔로몬'에서 노예 '플랫'으로 전락한다.


노예. 사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자유인인 우리는 '노예'라는 신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드물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노예 제도'에 대한 비판적 시각보다는 영화가 묘사하는 개별 인물들 - 흑인 노예들은 물론, 다양한 백인들까지 - 의 모습이 더욱 흥미로웠다.


'노예 제도'라는 부당한 장치 아래 인간은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가.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똑같은 인간을 노예로 만들었는가.




영화는 실제로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중에서도 내 마음을 가장 섬뜩하게 했던 건 백인임에도 불구하고 농장일을 하게 된 사람들의 모습이었는데, 이들은 똑같은 일을 하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너희 흑인 노예들과는 다르다'라는 태도를 보인다. (브래드 피트 제외) 솔로몬 노섭이나 팻시의 지극히 '인간적인' 부탁도 끝내 외면한다. 이때, 나는 이런 질문과 마주하게 되었다. 과연 누가 더 '노예스러운'가.


요즘 같은 시대에 '인간'을 '노예'로 만들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나 종종 인간은 자발적으로 무언가의 '노예'가 된다. '돈'이나 '성', '명예' 따위 말이다.


<노예 12년>은 '노예'를 넘어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 속에서 솔로먼 노섭은 12년간의 노예 생활을 했지만 끝내 '인간다운 인간'이었다. 
그는 팻시의 부탁을 거절함으로써 살인이란 부덕을 저지르지 않았으며, 수없는 시련 끝에 살아남았다. 그리고 자유인이 된 이후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도왔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에게까지 그의 이야기를 전한다. 우리가 그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야 할 이유는 다분하다.


실제로 영화는 7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6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8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과 여우조연상, 각색상 등 최종 3관왕을 차지했으며,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인간'에 대한 영화를 감히 수상 내역만으로 판단하겠냐만은, 대내외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인 것만은 충분히 증명된 셈이다.


Posted by 호양




 


1. 지극히 개인적인 평점: 9/10


오랜만에 제가 아끼는 몇 안 되는 친구들 중 한 명과 봤습니다. 

시간이 빠듯하게 영화관에 입장했지만, 다행히 처음 부분도 놓치지 않았고 오히려 광고를 많이 보지 않아도 되서 좋더군요.

보는 동안 큰 어려움 없이 편안한 기분으로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생각할 거리들을 던지고 여운 또한 남으니 10점을 주려다가_

사실 조금은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없잖아 있었기에 굳이 1점을 뺐습니다. 전 아직 재스민같이 부유한 사람도 아니고, 그런 사람을 알지도, 본 적도 없어서 말이죠.


2. 미리 보기


제가 좋아하는 감독 우디 앨런의 영화입니다.

최근 몇 년간 유럽의 도시를 배경으로 유럽 시리즈를 찍던 그가 이번 영화를 통해서는 다시 자신의 고향, 미국을 보여줍니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영화는 극히 대조적으로 두 도시를 그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조금은 과장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실 전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이런 느낌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도 그럴것이 샌프란시스코에는 가 본 적이 없으니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배우들의 연기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여주인공인 케이트 블란쳇은 정말 재스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역을 잘 소화해 내었는데,

그 우아한 얼굴이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호빗>에서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던 갈라드리엘이었다니!



뿐만 아니라, 그녀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 브래드 피트의 상대역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벤자민...>에서 그녀가 맡은 역은 발레리나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 그녀가 벤자민(브래드 피트 분) 앞에서 춤을 추는 씬이었습니다. (아래 사진 참조)



비록 이러한 영화들을 보고 난 이후 그녀의 이름을 찾아보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모든 역할들만큼은 제게는 '우아함' 그 자체로 기억되고 있었네요.


3. 영화 보기 


먼저, 별 다른 화면 상의 변화 없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구성이 처음에는 조금 헷갈렸지만 두어번 후에는 적응이 됩니다.

회상하는 듯한 주인공의 모습 없이 곧바로 과거의 재스민이 등장하는 장면들이 당황스럽기 보다는 흥미로웠으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약간의 반전도 있습니다.

물론, 영화를 따라가는 동안 재스민의 성격을 완벽히 파악했다면 추리하기 어려운 반전은 아닙니다.


그럼 영화를 함께 짚어 볼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사실은 감탄했습니다.

재스민의 우아함과 세련됨이 그녀의 허영을 매우 잘 가려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것은 모두 가질 수 있었던 그녀는 세상 물정은 모르는 소녀와도 같이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활을 합니다.



비슷한 생활 수준을 갖추고 있는 '안주인'들과 즐겁게 수다도 떨고, 값비싼 명품들을 쇼핑하러 다니면서 말이죠. 얼마나 행복한 삶이었는지!

하지만 이는 모두 그녀의 남편이었던 할이 부도덕한 방법으로 축적한 부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이 사실이 발각되자 그녀의 삶은 180도 바뀌어 버립니다.


순식간에 빈털털이가 된 그녀는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동생 진저를 찾아가 신세를 지게 됩니다.

진저가 사는 방식은 재스민과 무척이나 다른데, 이는 우디 앨런이 묘사하는 샌프란시스코의 풍경과 진저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알 수 있죠.

 


바닷가 식당, 중국어 간판으로 가득한 거리, 어딘가 거칠고 촌스러워보이는 사람들. 심지어 그녀에게 성희롱을 시도한 치과 의사까지.


재스민은 이 모든 것들을 못 견뎌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삶을 꿈꾸며 어떻게든 이겨내고자 결심합니다.

그러나 우스꽝스러운 것은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녀의 현재 모습입니다. 여태껏 오로지 남편에게만 기대어 살아왔기 때문이죠.

결국, 그녀는 컴퓨터 수업에서 알게 된 친구에게 제대로 된 남자를 아냐고 묻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마치 운명처럼 - 사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얄밉게도 - 정말이지 괜찮은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그 남자는 장래가 유망한 정치인으로, 1년 전 아내를 잃은 보기 드물게 괜찮은 싱글남이었는데요.

재스민은 현재 자신이 처한 끔찍한 상황으로부터 그녀를 구해줄 사람이 바로 그라고 생각했는지,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그의 환심을 삽니다.


마침내 그에게서 결혼을 약속받은 그녀는 그러나 - 반지를 고르러 가던 중 진저의 전 남편인 오기를 만나게 되고, 그렇게 그녀의 거짓말은 들통나고 맙니다.


인생 역전의 기회가 '과거'에 의해 무너져버린 재스민.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단순히 잘못된 과거 때문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녀가 숨기고자 했던 과거는 사실은 그녀가 모두 자처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남편 할을 처음 만났을 때 흘러나왔다는 '블루문'에 대해 혼자 중얼거리는 재스민을 보며

그녀가 허영과 이기심으로 똘똘 뭉쳐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앞서, 어쩌면 그녀의 모습이 우리 모두에게서 발견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겉으로는 그 누구보다도 우아하고 세련된 듯 행동하지만, 사실 그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것들은 부끄럽고 추악한 것일 경우가 종종 있듯이 말입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영화, 블루 재스민.

그녀의 화려했던 삶이 우울(Blue)로 끝맺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리고 앞으로도 그녀가 이 '우울함'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은 느낌은 

전적으로 그녀가 가진 허영과 이기심이 가져다 주는 공허함 때문일 것입니다.


깊어가는 밤, 좋은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Posted by 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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