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7. 11:52 호양의/일기

어떤 사람




그는 내게 물었다. "넌 어떤 사람이야?"


머릿속에서 되물을 수많은 질문이 스쳤다.


"어떤 사람인 것 같아?"

"어떤 사람이면 좋겠어?"

"어떤 사람인 게 중요해?"


결국, 뭐라고 받아쳤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말을 하면서 혼자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성격


나는 낯가림이나 부끄러움이 없는 편이고

좋고 싫음이 분명하지만, 변덕 또한 심한 편이다.


나는 자신만만하지만, 가끔 고개를 드는 열등감에 괴로워하는 편이고

아주 긍정적인 것은 극히 부정적인 생각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나는 외로움을 타지 않지만, 혼자 있는 것도 금방 심심해하고

온종일 집에 있는 것도 싫지 않지만, 밤에는 끝내 길을 나서고 만다.


나는 꽤 좋은 성격이었다가, 지극히 지랄 맞은 성격이 되기도 한다.

상대방의 나이나 성격에 따라 대하는 게 조금씩 달라지는 것도 같다.

대체로 맞춰주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내 의견은 분명히 전달하려고 한다.


스스로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는 쓸데없이 정의로운 편이라

욕을 내뱉거나 새치기를 하거나 길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에게

'저기요, 이건 아니지 않나요.'라고 눈을 똑바로 보며 말해줄 수 있다.


제일 좋아하는 건 사랑.

별일 아닌 것에 설레는 거,

그 소소함이 소중하다는 것을 안다.


제일 싫어하는 건 뒷말.

남 이야기가 재밌는 건 알겠는데

어떤 일을 계기로 거의 혐오하게 되었다.


언제나 내가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반성이나 후회도 잘하고 미련도 많은 편이다.

그런데 또 먼저 미안하다는 말은 잘 안 나오더라.


최신 유행, 영화, 음악, 패션, 쇼핑, 아이돌 따위의 이야기 하는 건 별로다.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거나 아주 가끔 인생의 고민을 이야기 하는 게 편하다.


여자보다는 남자 성격에 가깝다.


어릴때 부터 조금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부터 많이 다르지는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남들이 보기엔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지극히 평범...아니 잘 모르겠다.



취향


생각하고 글 쓰는 걸 좋아한다.

영화 보고 글 쓰고, 노래 듣고 글 쓴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데

글을 쓰려면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시간이 많으니

아마 생각은 멈추지 않더라도, 평생 글을 쓰지는 못할 것 같다. 


목적지 없이 걷거나 계획에 없던 여행을 가는 것도 좋아한다.

어찌 되었건 사람 사는 곳이라, 가보고 나면 뭐든 보고 듣게 되더라.


쉬는 날에는 젖은 빨래를 널거나 화분에 물 주는 것도 좋아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인지도 모른다.

아니 그것보단 끝내고 나면 내 마음이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남 이야기보다 내 이야기하는 게 좋다.

남이 어쩌건 그다지 신경 안 쓰는 편이라 그럴 수도 있고,

뒤에서 남 말 하는 걸 귀찮아서라도 안 하는 탓일 수도 있다.


매년 다이어리를 산다.

요즘은 컴퓨터로 기록하는 편.

하지만 역시 아날로그가 더 좋다.


소주보단 맥주

토마토보단 크림

아이돌보단 인디밴드

블록버스터보단 예술영화



결론


나는 그냥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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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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